0. 학생자치기구로서의 학생회 : 학생회는 여전히 학생자치기구로서 유효함. 적어도 학생회에 대한 참여를 학생들 스스로 포기해 버린다면, 4년+a의 기간은 학교에서 지시하는 대로 움직여질 수 밖에 없을 것. 학교가 항상 그릇되다는 게 아니라, '견제'가 없는 집단이 그렇듯 방만해지고 부패하기 때문(공화주의적 접근).
학생회의 이념성향을 떠나서, 지금의 학생회가 처한 난점(학우들의 무관심, 학교당국과의 협상력 부재, 사회참여 부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1. 학생회장 연임제
- 학생회장과 집행부의 임기는 1년. 실제로는 1년 아님. 당선되고 난 12월부터 2월까지 집행부 꾸리고, 3월부터 본격적인 임기 시작. 1학기를 등록금 투쟁이다 축제다 하며 보내면 여름방학. 어영부영 하면 2학기. 행사다 뭐다 하면 새로운 학생회장 선거 시작.
학생회장들이 매년 선거 때마다 외치는 공약들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는 건 그들의 실행력 부족이나 학우들의 무관심보다 시간이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결정적으로 작용.
- 총 2년 임기의 학생회장 연임제 실시 : 임기 첫해의 11월에는 신임투표 성격의 재선거 실시. 물론 기존처럼 새로운 후보가 회장 자리에 도전하도록 해야함. 선거는 자연히 경선.
이를 위해서는 학생회장 후보가 될 수 있는 연령제한이 완화되어 1학년도 학생회장이 될 수 있어야 함. 또한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이 받는 장학금은 1년 임기당 1회씩 지급하되 그 퍼센티지는 감소시켜야 함(연임으로 인한 수혜편중 해소 및 학생회장의 재신임 노력을 위한 유인).
- 기대효과 : 회장의 임기가 2년으로 늘어남으로써 학생회장의 역량 향상과 정책의 연장 기대. 특히 등록금 투쟁과 같은 사안에 있어서 항상 특정시기(주로 봄날)에만 반짝 일어났다가 곧 수그러들곤 하는 정책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음.
- 한계 : 학과 학생회장 역임자가 단과대나 총학생회 후보로 도전하는 기회 차단. 이론적으로 4학년은 자격조건 열외. '과두제의 철칙'(소수의 운영자가 권리를 독점하는 경향)이 유지될 가능성 상존.
- 한계에 대한 대응책 : 총학생회(총여학생회)에 한정하여 연임제 실시 고려. 학생회에 대한 비판기구 강화(학보사, 교지 등 학내 미디어의 역할 강화).
2. 투표학점제
- 기본전제 : 학우들의 투표참여 유도는 국민들의 투표참여 유도와 마찬가지로 접근이 난해.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를 강제하는 데에 많은 한계가 도출.
- 투표에 대한 패널티 :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강제하지 않으면 학생자치기구로서의 위치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 참여 없는 자치기구의 한계. 투표를 하지 않으면 그에 따른 학점 패널티를 부여(학점은 대학생활에서 가장 강한 유인).
- 패널티의 정도 : 한 학기 평점의 5 ~ 7%(4.3 만점 기준 0.215 ~ 0.301). 투표를 하지 않았을 경우 장학금 수혜대상 열외.
- 제한선 : 학생회장 선거에 한정. 전학대회에서의 안건통과나 기타 심의의결에서의 참여는 자유.
- 한계 : 투표를 학점으로 강제할 내규 및 근거 부족. 강제에 따른 학우들의 강한 저항 예상. 민주주의의 원칙을 손상시킬 가능성.
3. 기타
- 예산의 독립 : 학생회비 외의 학생자치기구로서의 추가예산 필요(동시에 학생들의 부담은 증가).
- 학생회 서열의 분권화 : 총학생회-단과대 학생회-학과 학생회의 수직적 위계서열은 80년대식 구성. 학생회 간의 수평네트워크를 위한 전학대회 등에서의 권한 균등 배분.
이상의 아이디어는 학생자치기구-교수협의회-학교행정당국 간의 상호견제와 균형을 위한 초보적인 발상. 학교행정당국은 또 이사회와 임직원노조로 나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함.
- 2008/11/14 02:00
- leopord.egloos.com/3979233
- 덧글수 : 7
트랙백
수상한 학생회, "저 교수는 내가 손 봐줄게"(프레시안 2008. 10. 22) 에 대해서 2008/11/14 23:41 #
더보기 수상한 학생회…"저 교수는 내가 손 봐 줄게" 재단·조폭과 뒷거래…"해외 연수, 장학금이 미끼" 2008-10-22 오전 11:16:46 대한민국 학생회가 달라졌다. '학내 민주화의 상징'은 옛말이다. 많은 대학에서 학생회가 비리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종 이권에 연루된 학생회의 추문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하더니, 심지어 몇몇 대학에서는 학생회가 재단, 학교 측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교수를 견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재단 대신 교수 ...... more












덧글
Hendrix 2008/11/14 08:08 # 삭제 답글
글쎄글쎄글쎄
에드슈 2008/11/14 20:11 #
ㅎㅎ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왠지 참는 눈치인걸?ㅋ
Hendrix 2008/11/14 23:39 # 삭제 답글
'글쎄글쎄글쎄'라고 쓴 건, 네 구상이 마치 몇년간 이야기가 나오던 '대통령 4년 중임제'같은 느낌이어서 그래.여전히 나는 '학생회'에 대해서 아무런 기대가 없는 사람이라 그런 지는 몰라. 다만
"학생회장들이 매년 선거 때마다 외치는 공약들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는 건 그들의 실행력 부족이나 학우들의 무관심보다 시간이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결정적으로 작용."
이 주장을 인정할 수가 없네. 왜냐면, 스케쥴 대로 1년을 바라보면서 사는 게 비단 학생대중인가? 글쎄? 학생회야말로 그 스케쥴에 맞춰서 때우고 있는 건 아닌가?
그리고 '학생회에 대한 비판 강화'이라는 말 자체가 '학생회'를 궤도의 축으로 놓고 돈다는 느낌이어서, 글쎄.. 모르겠음.
'학생회'에 대한 비판은 언제나 '결국은 학생회'라는 결론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해.
언제나 내 생각은 그랬듯, '학생회'는 그냥 그대로 '학생회'일 뿐. '학생운동조직'이랑은 아무상관없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에 있다고 생각해. 거기에 잠깐 진입했다가, 역사적 국면 덕택에 버티다가, 결국 역사적으로 '조합기구'로 남는다는 생각이야.
에드슈 2008/11/15 02:33 #
1. 학생회장 연임제 아이디어의 새로움을 떠나서, '견제기구'로서의 학생회 발상에서 생각이 마구 뻗어나간 결과랄까 그런 거였지.이 나라의 교육이 변화하려면 대학부터 바뀌어야 하고, 대학의 변화는 단순히 교육내용이 아니라 교육외적인 변화, 그러니까 이사회의 전횡, 사학법, 학교행정당국의 변화가 필수불가결하고 그런 변화를 끌어내는 데에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서 결국 아직까지는 학생회가 유용한 수단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에드슈 2008/11/15 02:39 #
2. 기억하겠지만 한 때 탈학생회도 생각했던 때가 있었지. 대의기구로서의 기능도 부족하고, 조합주의로 경도되는 그 행태가 싫어서, 무엇보다도 NL중심의 이념학생회의 전횡이 부끄러워서 말이다.하지만 등록금 투쟁과 같은 민생사안 만큼은 학생회가 반드시 가지고 가야하는 사안일텐데, 조합주의적인 권력구성만 보고서 비난하는 데엔 무리가 있다고 봐.
그래서 과거와는 반대인 생각이 떠올랐다. 학생회를 없애는 쪽이 아니라 도리어 강화하는 쪽으로. 연임제 구상은 밑의 투표학점제보다 훨씬 현실성이 있다고 봐. 솔직히 1년은 어떤 일을 하는 데에 있어 너무 짧다.
스케쥴 대로 1년을 바라보면서 사는 게 단지 학생만 있는 건 아니지. 그렇지만 스케쥴이 주는 한계도 무시 못한다고 봐. 학교 돌아가는 것도 알만 하고 학교가 어떤 식으로 일을 추진하는지(동시에 어떤 식으로 학생들을 기만하는지) 알만 할 때에 임기가 끝난다.
에드슈 2008/11/15 02:44 #
연속성과 지구력에서 학교에 급격히 떨어지는 게 지금의 학생회라고 봐. 물론 H계열의 총학이나 우리학교 법대처럼 구 좌파들이 장기집권(?)하는 상황에서는 학생회 구성의 노하우가 비공식적으로 연속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제도화되지 않은 방식은 결국 흩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물론 우리가 새내기 때부터 보아왔던 그 타협의 기술, 그런 건 넌더리가 난다. 지금 학생회들이 가장 비난받아야 할 건 바로 그 '적당히 타협하기'일 것이야. 학생회라는 조직도 역사성을 가진 만큼 언젠가는 소멸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학생회는 견제기구이자 참여기구로서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연임제든 뭐든 피할 수 없는 건 과두정의 룰인데... 이 과두정의 철칙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의 참여가 필수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투표학점제라는 형식으로 강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미흡하게나마 나온 거지.
에드슈 2008/11/15 02:50 #
4. 학생운동조직으로서의 학생회 역시 아직까지는 남아있겠지. 하지만 차라리 운동을 할 거라면 학생회라는 타이틀과 지위를 갖는 것보다 정당 학생위원회(내지는 지지자 모임)의 구성으로 활동하는 게 더 나을 거라고 본다.학생들에 대한 대표성이 운동에 어떤 활력을 가져다 주지 못하고, 동원된 인력으로 투쟁을 1년도 못 끌어가면서 그 중에서 조직에 어영부영 남은 인원으로 활동가를 수혈하는 이 구조에서는...
그리고 학생회라는 조직은 지금 시대에 운동조직으로서의 기동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본다. 학생회에 주어진 책임 때문에, 그리고 대표성에 얽매여 정작 내세워야 할 것은 하지 못하게 되니까.
이래저래 학생회는 골치아픈 물건이긴 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