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님은 학생과의 소통을 메일로 하는 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미팅을 꺼리는 건 아니다. 수업에 열정을 갖고 있는 선생님들이 대개 그렇듯이, 그도 학생과 직접 만나는 걸 좋아한다.
2. 결국 교수님에게 아웃팅을 했다. 교수님을 케인즈주의자라고 쓴 거 바로 접니다. 교수님은 허허 웃을 밖에. 수업과 관계되지 않은 메일을 보내면 어떡하나. 내일쯤 연구실로 찾아오라. 넵. 마음속으로 ㅈㅅ을 날리며 6층 연구실로 올라간다. 메일로 <국부론>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그 당시 은행이 발급한 환어음에 대한 질문과, 폴라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환어음 자체보다 <국부론>과 당시 근대 유럽의 '자연' 개념에 대해 더 많이 얘길 했다.
3. 흥미로운 건 교수님도 김대호 님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교수님은 '하남민주연대'와 '민들레 학교' 등 시민사회운동에 열성적으로 활동했던 만큼, 그와 마주칠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교수님이 김대호 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하면 교수님이 곤란할 수 있겠지만, 한 가지만 얘길하자면 그는 고집(아집?)이 무척 세다는 것. 폴라니에 대해서도 꽤 이야기를 나눴다. 폴라니의 자본주의 비판 중에서도 '허구적 상품' 개념(노동, 토지, 자본이 상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유효하다는 것. 다만 폴라니의 제안을 원문 그대로 도입·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왜냐하면 그건 당대의 고민에서 출발한, 그 시대의 비판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너무나 쉽게 '완전한', '유일한' 혹은 '진정한' 대안을 외치며 도그마에 빠지는 경향이 시민사회운동에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하는 조언이 아닐지.
4. 우리나라 주류경제학, 그 중에서도 계량경제학자들이 빠지기 쉬운, 통계자료 조작에 대한 유혹 얘기도 나왔다. 어떤 자료가 나왔을 때 그 자료를 자신의 의도에 맞게끔 조작하고 싶은 유혹에 곧잘 빠진다는 말이다. 꼭 반드시 영미 쪽이 우월하다는 건 아니지만, 교수님이 미국에서 공부했을 때(조지아대), 담당교수에게 들었던 얘기는 이렇다. 통계가 나왔을 때 그 통계를 누가 왜 조사했는지 파악하라. 결과를 분석하되 그 분석의 한계까지 파악하라. 그리고 결과와 한계 둘 다 제시하라(모순된 결과가 있다면 마찬가지.). 너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종종 그렇듯이 현시창. 그러므로 주의하자. 통계자료에 현혹되지 않도록. 자료의 맥락을 알아보려는 노력만 있다면 어느 정도 극복가능한 문제이기도 하니까.
5. 교수님은 MB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의 날을 감추지 않는다. KBS 라디오 프로그램(성완경의 '경제투데이' 같은)에 패널로 종종 참여하는데, 어떤 블로그(이타행의 붓방아)에서는 그 프로를 듣고 자신의 견해를 뚜렷이 밝히는 경제학자가 흔치 않은 세상에 오랫만에 속이 시원하다고 털어놓기도 할 정도로 소신을 뚜렷이 드러낸다(그래서 좀 걱정되기도...-_-;;). 요즘은 'KBS 열린토론'이나 'CBS 싱싱경제' 등에 꾸준히 출연하고 계시다.
6. 오후 4시 조금 넘어서 찾아갔는데 얘기하는 데에 정신이 팔려 시간이 벌써 6시 가까이 된 줄도 몰랐다. 학교옆 극장(xx시네마...-_-;;)에 <번 애프터 리딩> 예매를 해놓았기 때문에 실례를 무릅쓰고 서둘러 교수연구실을 나왔다. 내일, 정확히는 오늘도 최배근 교수님 수업이다. 얼굴까지 팔렸는데, 졸지 말고 더 열심히 들어야겠다. 음-_-;;;
2. 결국 교수님에게 아웃팅을 했다. 교수님을 케인즈주의자라고 쓴 거 바로 접니다. 교수님은 허허 웃을 밖에. 수업과 관계되지 않은 메일을 보내면 어떡하나. 내일쯤 연구실로 찾아오라. 넵. 마음속으로 ㅈㅅ을 날리며 6층 연구실로 올라간다. 메일로 <국부론>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그 당시 은행이 발급한 환어음에 대한 질문과, 폴라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환어음 자체보다 <국부론>과 당시 근대 유럽의 '자연' 개념에 대해 더 많이 얘길 했다.
3. 흥미로운 건 교수님도 김대호 님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교수님은 '하남민주연대'와 '민들레 학교' 등 시민사회운동에 열성적으로 활동했던 만큼, 그와 마주칠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교수님이 김대호 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하면 교수님이 곤란할 수 있겠지만, 한 가지만 얘길하자면 그는 고집(아집?)이 무척 세다는 것. 폴라니에 대해서도 꽤 이야기를 나눴다. 폴라니의 자본주의 비판 중에서도 '허구적 상품' 개념(노동, 토지, 자본이 상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유효하다는 것. 다만 폴라니의 제안을 원문 그대로 도입·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왜냐하면 그건 당대의 고민에서 출발한, 그 시대의 비판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너무나 쉽게 '완전한', '유일한' 혹은 '진정한' 대안을 외치며 도그마에 빠지는 경향이 시민사회운동에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하는 조언이 아닐지.
4. 우리나라 주류경제학, 그 중에서도 계량경제학자들이 빠지기 쉬운, 통계자료 조작에 대한 유혹 얘기도 나왔다. 어떤 자료가 나왔을 때 그 자료를 자신의 의도에 맞게끔 조작하고 싶은 유혹에 곧잘 빠진다는 말이다. 꼭 반드시 영미 쪽이 우월하다는 건 아니지만, 교수님이 미국에서 공부했을 때(조지아대), 담당교수에게 들었던 얘기는 이렇다. 통계가 나왔을 때 그 통계를 누가 왜 조사했는지 파악하라. 결과를 분석하되 그 분석의 한계까지 파악하라. 그리고 결과와 한계 둘 다 제시하라(모순된 결과가 있다면 마찬가지.). 너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종종 그렇듯이 현시창. 그러므로 주의하자. 통계자료에 현혹되지 않도록. 자료의 맥락을 알아보려는 노력만 있다면 어느 정도 극복가능한 문제이기도 하니까.
5. 교수님은 MB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의 날을 감추지 않는다. KBS 라디오 프로그램(성완경의 '경제투데이' 같은)에 패널로 종종 참여하는데, 어떤 블로그(이타행의 붓방아)에서는 그 프로를 듣고 자신의 견해를 뚜렷이 밝히는 경제학자가 흔치 않은 세상에 오랫만에 속이 시원하다고 털어놓기도 할 정도로 소신을 뚜렷이 드러낸다(그래서 좀 걱정되기도...-_-;;). 요즘은 'KBS 열린토론'이나 'CBS 싱싱경제' 등에 꾸준히 출연하고 계시다.
6. 오후 4시 조금 넘어서 찾아갔는데 얘기하는 데에 정신이 팔려 시간이 벌써 6시 가까이 된 줄도 몰랐다. 학교옆 극장(xx시네마...-_-;;)에 <번 애프터 리딩> 예매를 해놓았기 때문에 실례를 무릅쓰고 서둘러 교수연구실을 나왔다. 내일, 정확히는 오늘도 최배근 교수님 수업이다. 얼굴까지 팔렸는데, 졸지 말고 더 열심히 들어야겠다. 음-_-;;;












덧글
hislove 2009/04/01 01:04 # 답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교수님 밑에서 수학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이죠. 부럽네요. :)덧. 내 페이지에 업데이트되지 않아서 ad hoc 가설에 대한 답글을 달지 못했네요.
지금 달아두었으니 잊지 않으셨다면 가서 읽어보셔도 좋을 것입니다.
다만, 제가 마지막으로 과학철학 강의를 수강한 지 벌써 2년이 넘어 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정확하지 않더라도 그와 유사한 어떠한 개념임에는 분명합니다만(...)
leopord 2009/04/01 14:08 #
ad hoc 가설에 대한 말씀 읽어봤습니다.ㅎ 반박가능한 주장만이 설득력이 있다는 걸 넘어, 그 주장을 계속 고치고 고치다 보니 삼천포로 빠지더라...는 얘기도 될 거 같군요;
hislove 2009/04/01 15:50 #
아무래도 ad hoc 가설의 특성 상 삼천포로 빠지기는 힘들겠지요.(특정한 결과를 내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벌이는 행각(!)이니 말입니다.)
leopord 2009/04/01 17:10 #
그런 의미에선 정말 전략적인 글쓰기인지도 모르겠군요-_-;;;;;;;
2009/04/01 01:4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leopord 2009/04/01 14:12 #
마침 오늘이었군요. 그런데 같은 시간대에 제가 교양수업이 있답니다;; 그리고 토요일 날 1시간 짜리 수업 때문에 왕복 2시간 걸리는 거리에서 왕래하기도 좀 애매하고 말입니다. (;;) 김성민 교수님 말씀은 종종 듣곤 했습니다. 뵌다 뵌다 해놓고는 한 번도 못 뵈었군요-_-;;; 무엇보다 프리드먼 할아버지의 발톱의 때(비록 그가 우파 보수주의자라 하여도;)만큼도 못 되는 후달리는 내공이므로...OTL근데 크루그먼이 미제의 개라는 분석(?)은 여전히 절 당황시키는군요. PD 분들다운 생각입니다만...-_-;;;
제리 2009/04/01 01:46 # 답글
헐 부럽다능갑자기 명지대 사회교육원에서 박무직 교수님에게 하루 청강 들은게 생각나는군.
그 때 열심히 그린다고 칭찬받았음 ㅋㅋ
현실은 시궁창.
leopord 2009/04/01 14:13 #
나도 현시창;;;;;;;;;
hislove 2009/04/01 17:48 #
아 그러고 보니 박무직 이라는 이름이 흔하지는 않을텐데...그분이 지금 일본에 가서 19금 상업지를 그리는 그 박무직 씨가 맞나요 (...)
제리 2009/04/01 22:30 #
네 맞습니다 저도 가끔은 일본 가서 오덕물 그리고 싶어요
Hendrix 2009/04/01 06:31 # 삭제 답글
난 맨날 피해다녔다눙.. 너무 친해지면 어색해서.. -_-;
leopord 2009/04/01 14:13 #
음 의외군;;
2009/04/01 09:2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leopord 2009/04/01 14:14 #
네 만우절 농담 아니실 거라 생각했답니다.ㅎ
소시민 2009/04/01 10:07 # 답글
좋은 교수님이군요. 번 애프터 리딩은 저도 보고 싶긴 한데 제가 자주 이용하는 극장에선 걸어놓지 않았더군요 ㅠㅠ
leopord 2009/04/01 14:14 #
좋은 분이시지요.ㅎㅎ; <번 애프터 리딩>은... 부조리극을 낄낄대며 볼 수 있다면야 베스트이지만, 아무래도 국내에선 잘 안 될 듯 하더군요-_-;;;
hislove 2009/04/01 17:49 #
대머리 여가수를 낄낄대며 볼 수 있는 소양(본인)이면 베스트인가요 (응?)
leopord 2009/04/01 23:22 #
hislove 님// 음 왠지 히스 님에겐 괜찮을 듯;;;;
여울바람 2009/04/05 09:29 # 삭제 답글
오-경제학 공부하시는 군요!+_+
leopord 2009/04/05 16:43 #
그렇습니다.ㅎ 실력은 구리지만...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