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요, 진보씨. 현실정치비판


출처 : 진보신당

1. 4월 29일이다. 재선거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재선거. 정동영의 탈당후 출마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전주 덕진이겠지만, 울산 북구도 못지 않게 주목을 받는다. 진보신당-민주노동당 사이의 단일화가 숱한 무산위기를 넘기며 선거일을 이틀 남긴 지난 일요일 겨우 성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지난 1년 동안 원외정당으로서의 설움을 떨칠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울산의 노동자표가 힘을 발휘할 것이다.

2. 이런 뉴스기사 같은 얘기 말고 개인적인 감상. 여러모로 단일화는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마저 지치게 하는 과정이었다. 하물며 조 후보와 선본, 자봉단을 비롯한 당은 얼마나 조바심이 났을꼬. 한편, 비록 서로 감정도 상하고 불편하긴 했어도 조 후보가 여론조사 뒤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김창현 후보와 민노당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 건 깔끔하고 담백했다. 정치가 그래야 한다 라는, 닳고 닳은 정치공학적 측면을 떠나서.

출처 : Curtis 님 블로그

3. 이번 선거는 단일화라는 게 이른바 진보진영 내지는 반대파들의 만능열쇠일수만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 단일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변수가 굉장히 많이 개입되었던 것이다. 노조의 총투표를 통한 단일화가 특정 정당과 관계되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개입에서부터, 노동자벨트라는 울산의 지역적 특성, 노조 안팎의 갈등, 상대 당 간의 이념대립, 후보들의 과거... 변수로 치자면 지난 총선 때 고양시 덕양갑의 심상정-한평석(민주당) 단일화 때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판이 아니었을까. 앞으로도 단일화를 반MB전선의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가운데, 단일화 과정에서 겪는 피로감과 갈등을 적절히 관리할 역량을 기르는 것이 진보진영의 관건이 아닐까 싶다.

4. 반MB전선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진보신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민노당과 창조한국당을 그렇게 부를 수 있다면)이 앞으로 내세울 것은 단순히 "MB랑 반대로 가면 삽니다!" 가 아니라, "우리랑 같이 가면 삽니다!"가 되어야 한다. 당장의 수권능력을 과시하는 게 아니라(그런 게 있지도 않지만), 지지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지지자들의 삶의 질을 가까이에서 챙겨줄 수 있도록 꼼꼼해지는 데에 진보진영의 살길이 있다. 그래서 지역에 목마르고 정책에 배고파야 된다. 스스로 예비내각(쉐도우 캐비넷)이 될 수 있도록 평소에 마인드 트레이닝부터 열심히 해둘 일이다. 괜히 애먼 사람들 마인드 컨트롤 하려고 하지 말고.

5. 한편 같은 날 충청남도 교육감 선거도 있다. 4.29 재보궐선거의 히든카드...라기보단 클로킹 중인 옵저버 같은 녀석이지만, 여기 판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지역의 보수성에 후보들의 도덕성 문제가 핵심이다. 여기에 진보후보인 기호 4번 김지철 씨가 깨끗한 후보를 모토로 나선 상황. 그런데 자기만의 뚜렷한 색깔이 잘 보이지 않는 게 치명적이다. 되려 매일같이 새벽을 깨우며 오직 교육사랑을 위해 기도 드린다는(윽 속이...) 기호 6번 장기상 씨가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시와 공교육특구벨트라는 아젠다를 가져와 버렸으니 여러모로 안타깝다(그러나 종종 그래왔듯, 후보들의 공약이란 실로 공약(空約)이 아니었던가.). 레이코프 따라서 자꾸 프레임, 프레임하는 게 좀 꺼려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김지철 후보가 무상교육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끌어오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6. 오늘은 4.29 재보선이다. 진보신당은 울산 북구에 조승수 후보를, 전주 덕진에 염경석 후보를 배치했다. 각자 사력을 다했고 이제 결과만을 기다릴 뿐이다. 진보단일후보가 나온 시흥시장 선거도 주목할 판이다. 이제 뚜껑을 따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기다린다. 까칠한 진보씨들이 돌아올 날이길 간절히 바란다. 돌아와요, 진보씨.


* 충청남도 교육감 부재자선거가 있는 줄 모르고 신청을 안 했다가 아무 것도 못하고 손가락만 빨게 되어씀. 투표율도 낮아서 내 한 표가 실로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할 터인데.ㅠ

**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왜 하필 오늘이 예비군훈련인 거임. 두뇌를 집에 잠시 두고 갔다와야게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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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카구츠치 2009/04/29 01:43 # 답글

    잘 놀다오십시오(?)
  • leopord 2009/04/29 22:25 #

    잘 놀다왔습니다. (어?;)
  • Lavaflow 2009/04/29 02:20 # 답글

    진보신당쨩의 저 절대영역은 암만 봐도 우월한 듯, 항가항가~.... <=
  • leopord 2009/04/29 22:25 #

    대략 우월한 츤츤데레데레입니...
  • 원래그런놈 2009/04/29 02:45 # 답글

    과연 두 당의 앞날은....
  • leopord 2009/04/29 22:25 #

    과연... (먼산)
  • 한단인 2009/04/29 03:26 # 답글

    아이쿠 이런.. 잘 다녀오시라능..
  • leopord 2009/04/29 22:25 #

    잘 다녀왔습니다.ㅎ;;
  • 소시민 2009/04/29 05:36 # 답글

    진보신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민노당과 창조한국당을 그렇게 부를 수 있다면)이 앞으로 내세울 것은 단순히 "MB랑 반대로 가면 삽니다!" 가 아니라, "우리랑 같이 가면 삽니다!"가 되어야 한다

    - 당연한 원론적인 얘기이지만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항해시대2'

    의 명대사 '당연한 것이 가장 어려울 수도 있다'가 생각나는군요...
  • leopord 2009/04/29 22:25 #

    그러게요. 참 당연한 말인데, 그거이 참...
  • 제리 2009/04/29 07:41 # 답글

    두뇌는 내가 먹어주겠다능...
  • leopord 2009/04/29 22:25 #

    변태!
  • 한단인 2009/04/29 23:05 # 답글

    아.. 충남 교육감은 김종성씨가 된 모양이군요.
  • leopord 2009/04/30 00:29 #

    김종성 씨면 기호 3번이군요. 아무래도 김지철 씨가 되기란 쉽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 hislove 2009/05/01 03:28 # 답글

    창조한국당은 자유선진당과 한 배를 타면서 이미 진보정당의 정체성(혹은 양가죽?)은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 적당하죠...
  • leopord 2009/05/01 03:53 #

    그렇긴 하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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