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에서는 이미 sonnet 님이 백투더소스 캠페인 얘길 하셨으니 이건 좀 뒷북이긴 하다. 내가 백투더소스 아이디어를 처음 접한 건 periskop 님의 <체 게바라는 과연 리얼리스트가 되자고 했었을까?>. 포스팅에서 periskop 님은 체 게바라가 말한 걸로 알려져 있는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라는 말이 사실 그가 말한 게 아니라, 프랑스 68혁명의 반어적 슬로건 "리얼리스트가 되자!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자!"의 변형일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capcold2009/01/13 11:03
!@#... 정말 신기하군요... 누구도 출처를 달아놓지 않았어요! 영어권의 '운동진영'에서는 보통 불어 어감을 거의 그대로 살려서 "Be Realistic. Demand the Impossible"이라고 부르는데, 너도나도 체게바라의 주요 명언으로 꼽아서 최근 뉴욕 센트랄 파크에 세워진 그의 동상에도 새겨져 있을 정도인데 말이죠...;;; 그러고보니 모순적 느낌의 구호로 멋부리는 불어권의 관행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닌 듯 합니다(예: "국왕은 죽었다. 국왕 만세!").
Periskop 홈지기2009/01/13 15:23
프랑스어권 구호의 관행이라는 측면을 지적해주시니 또 그럴듯하게 느껴지는군요. 그 측면에서 좀 더 분석을 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캡콜님의 센스는 역시 대단하십니다.^^ 저도 이상의 결론에 이르기까지 의아한 점이 참 많았는데, 추가로 좋은 발견이라도 하시걸랑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족 : 저자 장 코르미에(혹은 편집자)가 <체 게바라 평전>을 쓰면서 혁명의 아이콘으로서의 체 게바라와 68혁명을 연결하면서 프랑스(유럽) 사람들에게 익숙한 멘트를 삽입한 게 아닐까 싶지만, 이건 프랑스어판을 확인하고 그 쪽 출판사에 문의를 해봐야 분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꼭 체 게바라 뿐만 아니라 어떤 명사의 잠언이나 고언으로 알려져 있는 것 중 그것이 정말로 그(녀)의 말인지 불분명할 때가 많다. 그저 자신의 잡상을 말할 게 아니라면, 정보(지식)의 출처에 무심한 태도는 종종 치명적인 함정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는 싸이월드(네이버) 스크랩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자주 발생한다는 생각도 든다. 그저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의심 없이 퍼가고 옮겨진다. 그 과정에서 정보의 원제공자의 존재는 삭제되고 원뜻도 같이 사라지게 되는 게 아닐까. 그 지식을 마치 내 것인양 떠드는 동안, 내가 한 말은 또다시 다른 누군가의 소유물이 되고 말지도 모른다. 이건 공유의 원칙과도 관계가 없다. 오히려 이 과정은 허울좋은 사적소유, 그러나 곧잘 침범될 수 있는 사적소유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백투더소스 캠페인은 어떤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기보단,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블로거의 생활을 파고드는 전략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전략이란 말이 부담스럽다면 그냥 편하게 습관이라고 하면 될 게다. 글 하나 쓰더라도 출처 하나, 링크 하나 잊지 않는 습관. 그리고 내가 써놓은 혹은 옮겨온 글의 정체가 뭔지 궁금해하는 과정을 즐기고 그걸 가지고 또 포스팅하길 잊지 않는 포스팅 중독자 본연의 자세(ㅎㅎ;).
백투더소스 캠페인의 아이콘은 이런 기본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 소스를 제시하고, 소스를 궁금해하며, 소스를 같이 모아보는 것. 이 과정은 블로거 각자 하는 것이지만, 결국 한 명 한 명의 작업이 모일 때 집단적인 것이 되고, 그건 나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여럿의 작업이 된다. 공동작업과 공유는 인터넷이 꾸는 꿈이다. 이 꿈을 지금 이 순간 같이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
백투더소스 홈페이지는 여기. (배너를 눌러도 이동합니다.ㅎ)













덧글
耿君 2009/05/07 23:53 # 답글
아 정말 바람직한 움직임입니다 ㅠㅠ
leopord 2009/05/08 00:31 #
근데 처음부터 너무 소스만 찾으려고 하면 도리어 번거로워지고 그럴 수도 있는 거 같아요. 사소한 거부터 차근차근히,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싶네요.ㅎ
hislove 2009/05/08 00:52 # 답글
매우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다만, 상당 부분의 소스가 입수한 지 너무 오래되어 머릿속에 뒤죽박죽되어 있는 경우는 가지고 있는 소스들의 원 출처를 역추적하는 과정이 정작 본문을 작성하는 과정보다 더 길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만,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겠지요...
(몇 년 전의 제가 그랬습니다. ㄱ- 지금은 오래된 소스는 자동적으로 소스 자체가 지워져버렸습니다만 :()
leopord 2009/05/08 01:20 #
사실 백투더소스 캠페인에 대한 불안요소도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대로 소스를 입수한 기간의 문제도 있지만, 모든 정보에 대한 소스를 추적하다 보면 글은 온통 소스투성이가 되리라는 거죠. 극단적으로는 문장 하나, 심지어 단어 하나마다 일일히 소스를 입력해야 하는 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요(물론 이 정도 편집증을 발휘할 깜냥은 안 되지만 말입니다;).개인사에 국한했을 때 너무 오래된 소스가 지워진다면, 그건 좀 어쩔 수 없는 거 같습니다^^;;
2009/05/08 02:27 # 답글
대찬성.원전이나 출처를 물어보는 것이, 전달자를 의심하는 무례라고 생각하는 요즈음에 반대합니다 - ㅂ-
추가적으로 소스 명기하여야할 기준 마련 같은 것도 좋을 것 같군요. (이건 다소 학술적 영역일까요;)
모두가 소스를 명기하는 것이 습관이 된다면, 주장과 팩트를 주물럭거려 섞어 놓은 모호한 호소문들을 덜 보게 되겠지요.
leopord 2009/05/08 02:48 #
오히려 원전과 출처가 확실해야 궁극적으로 서로 불편을 덜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게 무례라고 생각한다면 좀 허거덩한...-.-;;백투더소스 캠페인이 지나갈 길목 어딘가에 그런 기준도 몇 개쯤 있을 거 같습니다만, 확실하진 않구요.ㅎㅎ; 차근차근 조금씩 모으다 보면 슬슬 생기지 않을까요? (아 이 무책임함이란;)
사실 1차적인 목적엔 주장과 팩트 사이의 관계를 가능한 한 분명히 하는 데에 있다고 봐요.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고 글을 쓴다는 건 불편한 일이지만, 자신의 글이 진실로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과욕에 모호한 호소문을 쓰게 되지 않나 싶고요. 음. 말해놓고 나는 안 그런가 고민되네요.^^;;
2009/05/08 02:55 #
그럴까봐 저는 댓글까지 자제하려 하고 있습니다 어흑.고민하시고 계시는 한 치명적인 오류는 범하시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
capcold 2009/05/08 03:01 #
!@#... 소스명기 기준은 우선 학술 영역에서 쓰는 "가장 엄격한" 상한선은 이미 있으니, 그 반대급부인 "최소한 누가 언제 어디서 만든건지" 밝혀주기 사이에서 각자 익숙한 만큼씩 서서히 이것저것 시도해봐야죠. 차차, 참조사례들을 추가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PS. 본문 링크를 http://capcold.net/blog/3479 으로 수정 부탁요 :-)
leopord 2009/05/08 03:20 #
님// 덧글까지야 :)capcold 님// 말씀하신대로 수정했습니다. 그런데 트랙백 URL을 입력했는데도 전송이 안 되네요. 흠;;; 인터넷에서는 학술적인 소스명기 수준까지 하긴 힘들고(sonnet 님의 방식도 엄격해 보일 정도라서요.) 정말로 최소한의 습관이랄까, 지금부터 그렇게 접근해야 할 거 같아요. 적절한 참조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쌓였으면 좋겠습니다. :D
2009/05/08 10:5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leopord 2009/05/08 11:23 #
조직의 룰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자유로이 연대할 수 있는(우리나라에서 '연대'라는 말이 갖는 당파적 의미에 반대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환경이라면 대환영이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