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집에 돌아와 출출하던 차에 비빔면 하나 먹었는데 그거이 참 맛이 안 난다. 오늘은, 나도 별 수 없다.
1. 좀 더 일찍 갔어야 했는데 영결식에 좀 늦게 도착했다. 11시 40분 경에 올라온 시청앞 광장은 이미 사람들로 만원. 밀리고 밀려 결국 민주당 천막 쪽까지 왔다. 시청앞 돔에 매달린 전광판으로 바라보는 영결식이 가슴을 두드린다. 사방에는 노란 풍선. 바람을 타고 드문드문 날아간다. 수만 명의 사람이 올 것을 미리 알았는지, 그의 혼인지 어떤지, 서늘한 바람이 그들의 뜨거운 가슴과 눈물을, 검은 양복을 입은 내 더운 몸을 식혀주었다. 이명박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원성을 한 게 아니라 비명을 질렀다. 꺼져. 씨발놈아. 개새끼야. 이 살인자!
2. 민주당 천막 바로 옆에 자리 잡은 KBS 차량은 시민들의 집중공세를 받았다. 편파방송 하지마! 한편 내 옆에 서서 DMB를 보던 모자의 대화 : (엄마) 뭐야 이거 KBS 아냐? KBS 꼴보기 싫어. 그냥 꺼라. (아들) 엄마 이거 MBC인데? (엄마) ...어머 나 좀 봐. MBC인 줄 몰랐네. 미안해라...
3. 노무현을 실은 운구차가 지나갈 때 <아침이슬>을 불렀다. 양희은 씨의 절절한 목소리엔 못 따라가더라도, 기어이 부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그 앞뒤를 가는 PVC 만장을 바라보면서 촛불도, 죽대도 무서워 하는 이 쪼잔하고 얍삽한 정권의 실태를 다시금 확인했다. 더 극적인 장면은 노 대통령 영결식 영상 밑에 뜬 속보 : 에버랜드 전환사채 수사 무혐의. 정말 단순하게만 본다면 이 장면은 그 자체로 정의가 패배하고 악이 승리하는 씬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시선이 노무현의 시신에 가 있는 동안, 이 비겁한 권력은 고대녀를 잡아들이고, 김경준 유죄 때리고, 용산 철거민 농성장에 쳐들어갔다. 눈물이 나려다가도 성질 뻗쳐서 뚝 그친다.
4.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노무현을 온전히 보내지 못했다. 공도 과도 많았지만 그만한 매력을 가진 이 누가 있겠으며, 또 그의 지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지 나는 모르겠다.
5. 3시 쯤 시청을 나와 PD저널의 원 기자와 함께 <인디포럼 2009>가 열리는 인디스페이스(중앙시네마)로 향했다. 단편영화 네 편, <거짓말>과 <고양이>, 개막작인 <산책가>와 <외출>의 메시지는 소소하면서도 강렬하다. 특히, 시각을 넘어서는 공감각적 이미지로 두 남매의 꿈을 투사하는 <산책가>와, 지난 촛불 때처럼 시위대와 전경이 대치하는 동안 화장실이라는 공공의 공간에서 서로가 서로를 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을 여과없이 드러낸 <외출>은 인디포럼 2009의 모토 <주먹 쥐고 일어서>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칼라TV의 진행자였던 이명선 씨와 <은하해방전선>, <하얀 거탑> 등에 출연한 배우 박혁권 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역시나 오늘의 영결식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행사임을 보여주었다.
6. 그 뒤 친구와 만나 종로의 The Who에서 맥주를 마셨다. 사장님이 틀어준 음악들이 얼마나 절절하던지. 인권쌤의 <그것만이 내 세상>, <행진>, 존 레논의 <Imagine>,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김광석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들을 땐 눈물이 날 뻔했다. 아 노무현 당신은 도대체...
7. 다시 찾아간 시청앞엔 전경들이 가득했다. 빨리 전역해라. 지나가면서 계속 외쳐댔다. 시청앞 광장은 다시 촛불이 재현되었다. 차벽으로 막아도, 곤봉으로 후려쳐도, 방패로 내리찍어도 촛불은 켜진다. 서늘한 밤공기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갔다.
8. 안녕, 바보. 안녕, 멋쟁이. 안녕, 노무현...
p.s 김꽃비 만세. 인디포럼에서 그녀 역시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dcdc 님이 왔었어야 했는데. :P
1. 좀 더 일찍 갔어야 했는데 영결식에 좀 늦게 도착했다. 11시 40분 경에 올라온 시청앞 광장은 이미 사람들로 만원. 밀리고 밀려 결국 민주당 천막 쪽까지 왔다. 시청앞 돔에 매달린 전광판으로 바라보는 영결식이 가슴을 두드린다. 사방에는 노란 풍선. 바람을 타고 드문드문 날아간다. 수만 명의 사람이 올 것을 미리 알았는지, 그의 혼인지 어떤지, 서늘한 바람이 그들의 뜨거운 가슴과 눈물을, 검은 양복을 입은 내 더운 몸을 식혀주었다. 이명박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원성을 한 게 아니라 비명을 질렀다. 꺼져. 씨발놈아. 개새끼야. 이 살인자!
2. 민주당 천막 바로 옆에 자리 잡은 KBS 차량은 시민들의 집중공세를 받았다. 편파방송 하지마! 한편 내 옆에 서서 DMB를 보던 모자의 대화 : (엄마) 뭐야 이거 KBS 아냐? KBS 꼴보기 싫어. 그냥 꺼라. (아들) 엄마 이거 MBC인데? (엄마) ...어머 나 좀 봐. MBC인 줄 몰랐네. 미안해라...
3. 노무현을 실은 운구차가 지나갈 때 <아침이슬>을 불렀다. 양희은 씨의 절절한 목소리엔 못 따라가더라도, 기어이 부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그 앞뒤를 가는 PVC 만장을 바라보면서 촛불도, 죽대도 무서워 하는 이 쪼잔하고 얍삽한 정권의 실태를 다시금 확인했다. 더 극적인 장면은 노 대통령 영결식 영상 밑에 뜬 속보 : 에버랜드 전환사채 수사 무혐의. 정말 단순하게만 본다면 이 장면은 그 자체로 정의가 패배하고 악이 승리하는 씬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시선이 노무현의 시신에 가 있는 동안, 이 비겁한 권력은 고대녀를 잡아들이고, 김경준 유죄 때리고, 용산 철거민 농성장에 쳐들어갔다. 눈물이 나려다가도 성질 뻗쳐서 뚝 그친다.
4.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노무현을 온전히 보내지 못했다. 공도 과도 많았지만 그만한 매력을 가진 이 누가 있겠으며, 또 그의 지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지 나는 모르겠다.
5. 3시 쯤 시청을 나와 PD저널의 원 기자와 함께 <인디포럼 2009>가 열리는 인디스페이스(중앙시네마)로 향했다. 단편영화 네 편, <거짓말>과 <고양이>, 개막작인 <산책가>와 <외출>의 메시지는 소소하면서도 강렬하다. 특히, 시각을 넘어서는 공감각적 이미지로 두 남매의 꿈을 투사하는 <산책가>와, 지난 촛불 때처럼 시위대와 전경이 대치하는 동안 화장실이라는 공공의 공간에서 서로가 서로를 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을 여과없이 드러낸 <외출>은 인디포럼 2009의 모토 <주먹 쥐고 일어서>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칼라TV의 진행자였던 이명선 씨와 <은하해방전선>, <하얀 거탑> 등에 출연한 배우 박혁권 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역시나 오늘의 영결식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행사임을 보여주었다.
6. 그 뒤 친구와 만나 종로의 The Who에서 맥주를 마셨다. 사장님이 틀어준 음악들이 얼마나 절절하던지. 인권쌤의 <그것만이 내 세상>, <행진>, 존 레논의 <Imagine>,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김광석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들을 땐 눈물이 날 뻔했다. 아 노무현 당신은 도대체...
7. 다시 찾아간 시청앞엔 전경들이 가득했다. 빨리 전역해라. 지나가면서 계속 외쳐댔다. 시청앞 광장은 다시 촛불이 재현되었다. 차벽으로 막아도, 곤봉으로 후려쳐도, 방패로 내리찍어도 촛불은 켜진다. 서늘한 밤공기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갔다.
8. 안녕, 바보. 안녕, 멋쟁이. 안녕, 노무현...
p.s 김꽃비 만세. 인디포럼에서 그녀 역시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dcdc 님이 왔었어야 했는데. :P












덧글
이연 2009/05/30 02:10 # 답글
밤찜 수고 많았어요 ;)
leopord 2009/05/30 02:14 #
응. 너도 연월이도 수고 많았어ㅎ
백면서생 2009/05/30 02:48 # 답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늦긴 했지만 나도 술 한잔 해야겠네요.
leopord 2009/05/30 20:59 #
피곤하실텐데 몸 살피시면서 드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도 한 잔 청해도 될까요.^^;
백면서생 2009/05/30 22:32 #
한 잔이야 제가 청해야 할 터인데 말입니다. 사실 저 주인장님 학교 가까운데 살아요.
leopord 2009/05/31 11:59 #
앗 그러셨군요 그럼 언젠가 뵙길 고대해야겠습니다^^
소시민 2009/05/30 06:17 # 답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뭐낙 심란해서 그런지 전 머리가 아프내요...
leopord 2009/05/30 20:59 #
저도요. 그래도 좀 쉬엄쉬엄 나아가야 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국화 2009/05/30 09:28 # 답글
고대녀소식듣고 많이 황당. 요즘 무슨말을 할수가 없습니다 . 아아 대한민국
leopord 2009/05/30 20:59 #
아아 대한민국
2009/05/31 00:4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Jerohm 2009/06/01 00:40 # 답글
김꽃비 님 많이 예쁘죠. 전 예전에 <이슬 후>에서 보고 완전 반했는데, 이번에 <똥파리>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혼자 속앓이 했답니다.
leopord 2009/06/01 22:42 #
김꽃비 좀 많이 이쁜 거 같아요 ㅠ
로우 2009/06/01 04:47 # 답글
요즘은 정말 한국 어쩌나....싶네.고생했다..
leopord 2009/06/01 22:42 #
우리나라 좀 묘~합니다-_-;; 고생은 뭘;
dcdc 2009/06/05 01:18 # 삭제 답글
요즘 정신이 없다보니...지금도 사실 학교에서 밤 새는 중이랍니다. 으아아악 김꽃비씨이 ㅠㅠ
leopord 2009/06/06 20:54 #
저런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