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628 무한회귀의 주인장

1. 거의 1년만에 다시 일하러 들어간 곳에서, 나는 결국 불편해지고 말았다. '내 자리'란 애초에 없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리'란 직위나 뭐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느낌. 여전히 "내가 있을 곳은 아니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당장의 필요가 나를 움직인다. 고마운 것도 있고 서운한 것도 있지만, 잘 해보자.

2. 아무리 시야를 넓게 가지려고 해도, 삶의 한가운데에서는 좀체 그게 되지 않는다. 혹은 되더라도 그 날 그 날의 기분이나 감정에 의해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어도 몸은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나는 만능선수가 아니고, 내 재능이 먹히는 곳과 안 먹히는 곳이 있는 게지. 내가 느끼는 좌절감도 실망감도 다 한 순간의 것.

3. 우울한 기분을 달래려 자전거를 타고 중랑천을 돌았다. 비가 올동말동 찌뿌드드한 하늘 아래서 바람을 맞는 기분이 좋았다. 냇가엔 물비린내가 가득했다. 드문드문 내리는 비를 맞으며 돌아왔다. 1시간 가량 돌았는데 온 몸이 땀범벅. 더운 몸에 찬물을 끼얹을 때의 그 상쾌함이란. 이젠 자전거를 꾸준히 타고다니는 습관을 길러보면 좋겠다.

4. 솔직해진다는 건 너무 어렵다. 언제나 가식적인 것도 아니고 또 언제나 진짜인 것도 아니지만. 그 솔직함, 소박함, 내가 원하고 바라는 그것들이 가끔씩 닿을 수 없는 저 먼 곳에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5. 졸리다. 다른 글도 써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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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Livgren 2009/06/28 21:54 # 답글

    여름마다 나는 그 특유의 향기에 대해 생각해 보셨나요?

    그리고 첫째 문단에 대해서 말하는데 특정한 집단이나 장소에 다시 오면 그것들과 겉돌게 되는 경우가 많죠... 좀 어색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 집단이나 장소는 시간이 지나면 그것들의 구성 요소가
    바뀌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요?

    이 문제는 인문학적인 연구결과, 관련된 서술이 많이 존재할 것으로 느껴집니다...

    님처럼 여기에 대해 장문의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듯...
  • leopord 2009/06/29 14:05 #

    물비린내가 너무 짙으면 이맛살을 찌푸리게 되긴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아요.ㅎ

    집단이나 장소의 구성요소가 바뀌는 게 아무래도 제일 큰 거 같고요... 그 외에도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게 되는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거 같아요.
  • Livgren 2009/06/29 18:38 #

    바뀌면 비교하게 되는게 당연지사
    그러나 바뀌어서 비교하게 되므로 바뀌는 그 사실이 중요할듯
  • 2009/06/28 23:5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leopord 2009/06/29 14:06 #

    전 님에게서 '누구'에 대한 두근거림이 느껴지는데... 오바일까요??? @_@;;;
  • Hendrix 2009/06/29 11:51 # 삭제 답글

    이 새퀴. 전화해~
  • leopord 2009/06/29 14:06 #

    ㅋㄷ
  • 2009/06/29 22:1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leopord 2009/06/30 04:20 #

    와우- 잘 되면 한 턱 쏘실꺼죠? 잇힝;;;
  • 로우 2009/07/03 04:13 # 답글

    너 행여나. 혹시나. 고고스 다시 돌아간게냐.-_-;;;

    일년이란 시간이면 그때의 너와 지금의 넌 다르니 당연히.다르게 느낄것같아.
    무리하지 말지어다.요소요소가 다른것을 비교해봤자 지치는것은 너일뿐이니.

    여기는 장마라 비가 내렸다 그쳤다. 습기도 높고 불쾌지수도 높다만.
    수국의 향기인지 이름 모를 꽃내음이 그리 좋을수가 없다.
    (사실 여긴 지금 수국이 한창이라 너무 이쁘다는 ㅋ ㅋ )

    자전거. 요즘은 한손으로 우산 써볼려는 연습을 하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안되는구나;
    정말 여기 애들은 장인의 경지인듯;


    이왕 바뀌었으니 니 스타일대로 밀고 나가봐.언젠가는 니 걸로 변하겠지.

    요즘은 소박한 소원이 더 어렵더라.
    얼만큼 사람들은 사람다움을 잊고 사는건지... 나 또한 그렇지만...


    하고 싶은게 많아도 쉬어야 할수있다.
    일단 쉬어. 그러고 나서 해도 늦진 않아.
  • leopord 2009/07/03 04:22 #

    행여나 혹시나 그곳이 맞다.ㅎㅎ;;

    무리...까지는 아니고, 음, 내 마음대로 막 바꿔야지 이런 생각도 안 하고. 그저 그 날 그 날에 충실하고 싶어. 일했던 얘기는 아마 너 돌아오면 다시 하게 되겠다만. 그래도 일단, 괜찮아.

    내 방도 지금 습기가 안 빠져서 여름엔 죽을 맛이다. 밖이 더 시원해; 꽃냄새 맡으며 돌아다니는 기분 좋지. 자전거 연습 꾸준히 하시라고.ㅋㄷ

    아닌 게 아니라 소박한 소원이 더 어려워. 그런 거 같애. 적당히 쉬어가면서 살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시고. 가끔 생각하지만 넌 네가 들어야 할 말을 친구들에게 하는 감이 있어.ㅋ

    어쨌든 댕큐. 너도 푹 쉬어.
  • 로우 2009/07/04 00:59 #

    와우..-_- 결국............흐음.
    너 괜찮다면 괜찮겠지 뭐; (난 반대다만은;;;;;)

    친구들한테 말하면서 나도 듣는거니까 괜찮아. ㅋ 내가 고민하면서 깨달은거니까 ㅋ ㅋ ㅋ

    아아. 후지락에서 혼자 야영하기 그래서 숙박을 알아보는데
    (캠프권은 샀지만 아무래도 무리야;혼자서 캠핑이라니!!!!!)
    8만엔!!!(원이아니라 엔이라는;) 주고 호텔에서 혼자 묵을것이냐.(그것도 겨우 겨우 구한거라는;방이 없어ㅜ_ㅜ)
    걍 싼맛에 체육관에서 주는 이불 덮고 잘것이냐...-_-;;;;;;;요즘 그거 고민한다;
    근데 혼자라서 짐도 문제구. 일단 여름이라 샤워가;;;;;;; 으헝 그리고 난 일단 여자애잖니;;;;
    으앙. 그것땜에 요즘 머리아프다 야; 이번주내에 확정하지 않음 혼자서 청승맞게 캠프라는;;;후덜덜


    아. 잊고 있었다. 썸소 숙소도 아직 안구했구.
    두달남은 레오 연장도 아직 안했다. 당장 이번달 만기인데.......



    ㅠ_ㅠ히잉

  • leopord 2009/07/04 09:02 #

    뭐 일이야 그럭저럭? ㅎㅎ; 내가 말하는 방식이 못 미더울 수 있다는 생각은 들어. 뭐랄까, 일상속에서는 좀 화끈하고 단호하게 말하진 않으니까(그런데 내 일상을 아는 사람들은 이 블로그 들어오면 깜짝깜짝 놀란다는 말을 종종 하더군-_-...).

    이러니저러니 해도 후지락 좀 부러워야지 말입니다. 근데 8만엔은 진짜 너무 압박이다; 하지만 체육관 이불이라... 그건 정말 아닌데;; 문제는 넌 지금 상황에서 "에이 몰라! 한 번 고생하지 뭐" 하고 싼 쪽을 선택할 거 같다는 거-_-;; 여자라는 물리적 조건이 이럴 때 어려워지는 거지;

    뭐 이리 미뤄둔 게 많으십니까. 뭐 이리저리 궁시렁대도 어차피 다 착착착 하겠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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